대상포진 97%예방한다는 싱그릭스, 직접 맞아봤습니다
한 번 걸리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는 대상포진을 97.2%까지 예방한다는 싱그릭스 백신을 1차와 2차까지 모두 접종했다.
1차는 2023년 2월 7일 그리고 2차는 2023년 4월 7일에 접종받았다. 비용은 1회에 25만 원씩 2회에 걸쳐 총 50만 원이 소요되었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1차 접종을 받은 다음 날에는 종일 근육통 때문에 힘들었다. 평생 코로나에 걸렸을 때만 한두 번 먹어 본 타이레놀을 두 알씩 두 번이나 먹었다. 잘 때에는 식은땀이 조금 났다.
싱그릭스는 2차까지 접종을 받아야 하며 비용은 1회에 25만원, 2차까지는 모두 50만원이 소요되는 등 고가인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1차 접종 때에는 근육통이 경미했는데 2차 접종 때에 근육통이 심했던 것은 지난 한 주 동안 운동량이 갑자기 늘어나 백신 접종을 받기 전에도 근육통이 있었던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의 20년 만에 새로 시작한 수영을 다른 회원들에게 지기 싫어서 진심으로 치열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생한 만큼 대상포진이 예방되었다고 하니 나름 흐뭇하고 안심이 되었다. 실제 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성인 1만 5,411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ZOE-50)에서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97.2%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대상포진, 얼마나 아프면 '통증의 왕'?
내가 대상포진이라는 질병을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여러 해 전의 일이었다. 어머니가 대상포진에 걸리셨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어머니가 무척 고생하셨고 도대체 이게 무슨 병인가 알아본 적이 있었다. 그전에는 대상포진이 무슨 피부과 질환 즉 습진의 일종인 줄 알고 있던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대상포진은 첫째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대상포진의 말뜻은 영어로는 ‘herpes zoster’ 한자어로는 ‘帶狀疱疹’인데 띠 대(帶) 자에 형상 상(狀) 그리고 물집이 생기는 포진(疱疹)을 합쳐 신체 일부의 피부에 ‘띠 모양으로 포진’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한해 70만 명을 웃돌고 있고 정상인의 경우 5명 중 1명꼴로 일생에 한 번은 걸린다. 2019년 대상포진의 진료 환자는 74만 4516명이며 2021년도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줄어든 숫자가 72만 명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많고, 연령별로는 50대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60대, 40대 순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안면홍조나 두통, 우울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겪으면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통증이 극심하다는 것이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얼마나 아픈지 ‘통증의 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요즘 말로 정말 ‘후덜덜’이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의 대상포진. 실제 대상포진에 걸린 분들께 통증의 정도를 물으면 바늘로 계속 찌르거나 베이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얼마나 아프면 '통증의 왕'일까.
예방 가능한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자
대상포진에 처음 걸리면 일반 피부병과 마찬가지로 가려움증이 나타나지만 피부에 포진 즉 수포가 일어나게 되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고 한다. 환자들 말로는 불에 타는듯한 작열감이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나아가서는 칼로 베이는 것과도 같은 통증이 발현된다고 하니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게다가 대상포진은 완치가 된 후에도 재발될 수 있으며 신경통으로 통증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지겹도록 무섭고도 끈질긴 질병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대상포진은 백신주사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상포진은 한 번 걸리면 추후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몇 번이고 재발하는 무서운 질병인데 이것을 백신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개꿀(?)인가?
그런데 대상포진에 걸린 분들은 왜 미리 백신을 맞지 않았던 것일까? 몰라서? 비용이 부담되어서? 예방효과가 미미해서? 아마도 세 가지 모두 이유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기존의 대상포진 백신은 생백신인 ‘조스타박스’나 ‘스카이조스터’로 접종비가 15만 원 내외의 비교적 고가인데도 50세 이상의 예방효과는 60% 내외, 70세 이상은 40%에 불과했다. 또한 예방백신을 맞아도 대상포진에 걸리는 경우가 흔했다.
나와 게이트볼을 같이 치는 한 선배는 기껏 예방주사를 맞았는데도 대상포진에 걸려서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예방접종을 하면 증상이나 통증이 경미해지기 때문에 그것을 위안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예방접종인데 예방을 제대로 못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코로나 백신을 3번이나 맞고도 코로나에 걸렸던 나의 경우를 생각하면 과연 그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래도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는 예방된다니까 나도 예방주사를 맞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불과 2~3년 전이었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큰 딸 ‘김 박사’(실제 의학박사는 아니고 박사처럼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서 박사)와 상의했더니 머지않아 대상포진을 거의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나오니 지금까지 참은 거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김 박사의 말을 찰떡같이 믿고 기다린 결과 지난 해인 2022년 12월 드디어 국내에도 대상포진 예방백신 싱그릭스가 출하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연말연시 바쁜 시기를 지나 지난 2월경 인근 병원에 문의를 해보았더니 병원 종사자들은 나보다도 더 싱그릭스 백신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싱그릭스 접종받을 수 있나요?”
“무슨 백신이요? 코로나 백신 말씀하시나요?”
“아니 대상포진 예방백신이요.”
“대상포진 예방주사 접종하고 있습니다. 오셔서 맞으시면 됩니다.”
“대상포진 예방주사 중에 싱그릭스 있느냐고요.”
“싱그릭스요? 우리는 조스터박스하고 스카이조스터 있어요."
"싱그릭스는 없어요?"
"같은 백신이니까 와서 맞으시면 되요. 모두 이 백신 맞고 계십니다."
"저는 꼭 싱그릭스 맞아야 돼요. 혹시 언제 들어오나 알아봐주세요."
"네 한 번 알아볼게요."
"..."
"저희는 싱그릭스 없고요.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내용의 통화를 10여 차례 이상 했던 것 같다. 당시까지 내가 사는 곳에서 싱그릭스를 예방접종하는 곳은 없었다. 그리고 결국 인근 포천의 종합병원인 우리병원에서 싱그릭스를 접종한다는 말을 듣고 예약을 하여 감격적인(?) 1차 접종을 맞았던 것이다.
의료보험 적용 안되는 싱그릭스, 개선되어야
2차 접종을 모두 맞고 알게 된 사실인데 싱그릭스에도 부작용이 있다. 발적과 통증, 피로감, 근육통, 열, 복통 등이다. 접종받은 6명 중 한 명꼴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때문에 예방접종후 며칠 동안은 격렬한 활동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이거 내일 수영강습인데 어쩌나."
싱그릭스 백신이 의료보험까지 적용이 된다면 금상첨화겠다. 최근 뉴스를 보면 싱그릭스가 고가여서 의외로 접종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현재 수입이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80,630원이라는 금액을 건강보험료로 매달 꼬박꼬박 징수해 가면서 왜 꼭 필요한 백신접종을 의료보험 대상에서는 제외하는지 모르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진심으로 각성하기 바란다.
싱그릭스를 진즉에 어머니께 접종을 해드렸으면 필요 없는 고통을 받으실 일이 없었는데 그게 아쉬웠다. 그리고 이제 나이가 많은 형제들은 물론이고 같은 마을의 노인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50대 이상의 남녀가 모두 맞아서 대상포진을 예방한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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