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대한민국의 퍼스트독 스토리
대한민국 초대대통령이었던 이승만 프란체스카 부부도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부부는 청와대 이전 대통령관저인 경무대에서 해피를 길러서 대한민국 첫 번째 퍼스트독이 되었다. 이 대통령부부는 625 전쟁이 터지고 급하게 피난 가느라 미처 해피를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928 서울 수복 이후 바로 경무대로 돌아온 이 대통령은 해피가 죽거나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이 대통령 앞에 나타나 감동의 해후를 했다고 전해진다
419 혁명 후 하와이 망명길에 오르게 된 이 대통령부부는 한 달 내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고 해피까지 챙길 수 없어 거주하던 이화장에 두고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해피가 식음을 전폐하여 죽을 지경에 이르자 멀리 하와이까지 공수했고 이 대통령은 검역기간인 한 달 동안 매일 검역소를 방문해 해피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퍼스트독 스케치까지 한 박정희 대통령
대한민국의 5대부터 9대까지 대통령을 역임한 박정희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진돗개와 스피츠를 길렀다. 특히 스피츠종인 방울이를 무척 귀여워했는데 방울이는 육영수여사와 박근혜 등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고 전해진다. 박대통령은 직접 방울이의 모습을 연필스케치로 화폭에 담기도 했다.
1026 사태로 박 대통령이 서거한 후에도 방울이는 청와대에 계속 살았는데 본관 2층문이 열리면 혹시라도 박대통령이 나오는 줄 알고 꼬리를 흔들며 달려갔다고 한다.
안타깝게 경매에 붙여진 전두환 대통령의 송이와 설이
대한민국의 제11, 12대 대통령을 역임한 전두환 대통령은 진돗개인 송이와 설이 두 마리를 길렀다. 전 대통령도 대단한 애견인이었다고 전해진다.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연희동 사저에 돌아오고 재산이 환수조치됐을 때 안타깝게도 송이와 설이까지 경매에 부쳐졌다고 한다. 그런데 연희동의 이웃주민들이 경매에 참가해서 송이와 설이를 낙찰받았고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어 전 대통령 내외가 무척 고마워했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대한민국의 제15대 대통령인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우리와 두리를 길렀다. 우리와 두리는 청와대에서 지내다가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 사육장으로 옮겨졌다.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인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기간에는 청와대에서 반려견을 키우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지낼 때 보더 콜리 품종인 누리를 키웠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서거하자 두 달 후쯤 누리는 집을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는 삽살개를 길렀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에는 청와대에서 '청돌이'를 키웠다. 이 대통령은 청돌이 와 함께 청와대를 자주 산책했다. 청돌이는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주인과 함께 내곡동 사저로 이사 갔다.
이웃주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한 '희망이'와 '새롬이'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은 청소년기 때 청와대에 생활하면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 온 가족이 스피츠인 방울이를 무척 아끼면서 자연스레 애견인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삼성도 사저를 떠날 때 이웃주민들이 희망이와 새롬이 진돗개 두 마리를 선물했고 희망이 와 새롬이는 청와대에서 잘 크면서 새끼를 네 마리 낳고 잘 지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서 희망이 와 새롬이의 식구 9마리만 남게 되어 일부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풍산개 마루를 데리고 청와대로 입성했다. 마루는 나중에 북한에서 온 곰이와 만나 무려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최초의 유기견 퍼스트 독 '토리'
문 대통령은 취임한 지 1년 후에 유기견 토리를 입양한다. 토리는 도살 직전 구출된 유기견이어서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유기견 출신으로 퍼스트독의 자리까지 올랐던 토리는 지난 2월 12살의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곰이 송강 한쌍을 선물로 받았고 ‘곰이’는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와 사이에 새끼를 7마리를 낳았다.
곰이와 솜이는 파양논란을 빚기도 했다. 문 대통령 측 평산마을 비서실이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다"라고 밝혔는데 풍산개 한 쌍이 법적인 국가소유이자 대통령기록물이기 때문에 반환한다고 이유를 명시한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기르던 개를 파양 할 수 있느냐. 법을 일부 바꿔서라 계속 기르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일부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일설에는 문 대통령 측에서 풍산개 솜이와 강이의 관리용역비 등으로 월 250만 원(사료비 35만 원, 의료비 5만 원, 관리용역비 2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달라고 했는데 이것이 무산되자 파양 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조속히 관련법이 개정되어 청와대에서 기르던 반려견들이 원치않게 파양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다. 일부 동물단체에서는 "동물의 습성과 양육환경·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상회담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선물하는 문화야말로 사라져야 할 후진적인 문화”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퍼스트독들은 주인인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하면서 역사의 현장을 지켜왔다. 청와대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 때에는 몰랐지만 주인의 운명에 따라 더러는 외국까지 따라가기도 하고 더러는 유기되기도 하면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퍼스트 독들도 주인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의 한 장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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